남북 함께 우리의술 세계 으뜸으로 만들자! "오늘 우리 북과 남의 침구학자들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앉아 침구술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지난 2월26일 오후 3시경 평양의 고려의학과학원 현철 부원장은 제1회 통일침뜸학술토론회 개막사를 이렇게 시작했다. 행사장에 앉아 기다리고 있던 30여명의 북측 참석자들은 다소 늦게 도착한 남쪽 30여명의 방문자들이 문을 들어서자 일제히 박수로 환영했다.
고려의학과학원 3층 강당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을 향해 현 부원장은 "우리 선조들이 수천년을 내려오면서 창조하고 발전시켜온 침구술은 우리 민족의 귀중한 문화유산 중 하나"라며 "응당 우리 민족의 자랑인 침구술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에서 으뜸가는 의술로 만들어 나가자"고 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뜸사랑 김남수 회장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전세일 원장 외 남쪽에서 온 여러 선생들을 고려의학과학원 이름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짙은 녹색 기와를 얹은 고려의학과학원은 '조선식 건물'. 행사장 입구에는 우리의 아름다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북쪽 여성 안내원이 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성 참석자도 모두 한복차림이었다. 사회는 고려의학과학원 산하 침구연구소의 려경선 소장이 맡아 엄숙하게 진행했다.
남측의 침구사 김남수 회장이 먼저 주제 발표를 하려고 했으나 환등기 필름 준비가 늦어져 현 부위원장이 먼저 발표했다. 제목은 '우리나라 침구학 발전의 실태와 전망'. 그는 북에서도 1960년도 이전까지만 해도 의료계에서 침뜸을 '홀시'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의학(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을 올바르게 배합하여 이제 북쪽에서는 '고려약'과 함께 전통의학의 양대 축인 침구학이 '자기발전의 전면적인 개화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남측 발표자 김남수 회장의 '통증 없고 흉터 없는 화상침치료'. 남쪽에서 준비해온 제1회 통일침뜸학술토론회 안내 팜플렛이 남북 참석자들 모두에게 나누어졌다. 이 자료에는 2001년 6월 침 10만개 등을 가지고 평양을 방문할 때부터 시작하여 3년여에 걸친 김 회장과 뜸사랑의 '통일침뜸' 노력경과를 비롯하여 협찬기업의 광고까지 들어있었다.
김 회장의 임상경험으로 개발한 화상침치료법으로 3도 화상을 입었다는 가스배관공의 얼굴 화상 상처가 20일도 안되어서 흉터 없이 치료된 사진을 보고 일제히 흠칫 놀라워했다. 김 회장은 "남에서는 현대의학과 침구학이 결별이 되어 있어 안타깝다"며 "침구학을 현대의학과 결합하여 발전시키는 북에서 화상침치료법을 과학적으로 규명하여 널리 알려달라"는 주문을 덧붙였다.
다음은 "모든 의학이 하나로 합친 전일의학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전세일 원장. 그는 "민족의 전통의학에 관해서 남과 북, 북과 남의 학자들이 함께 토론하게 됐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럽다"며 감회를 피력했다. 그는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침구학을 현대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방법을 '해부조직학적 연구' '전기자장학적 연구' '내분비학적 연구' '정신심리학적 연구' 등 4가지로 나누어 설명을 했다.
마지막 발표자는 60이 넘어 보이는 북측의 여성 학자. 고려의학과학원의 침구연구실 김수경 실장이 발표대로 사뿐히 나왔다. 그는 침의 자극이 인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도표와 그림을 이용하여 조용한 어조로 설명했다.
다음 평양산원 방문일정이 바빠졌다. 현철 부원장이 "고려의학과학원을 참관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시간관계상 다음에 오시면 보도록 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너무나 짧아 아쉬움이 남지만 고려의학과학원 현판이 선명하게 보이는 현관에서 남북의 참석자들은 제2회 통일침학술토론회를 기약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행사 다음날인 27일 저녁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은 김남수 회장의 책(침뜸 살리기 운동을 기록한 '침사랑 뜸사랑 아- 내사랑')을 열독했다며 김 회장에게 "북과 남이 손잡고 (우리 침뜸이) 세계적으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해 봅시다"라고 말했다. 남북의 침뜸 관계자들이 모여 소박하게 시작한 학술토론회. '통일침뜸'이 점차 그 의미를 더해가며, 남과 북의 맥을 통하게 하고, 나라를 평화롭게 세상을 건강하게 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제1회 통일침뜸학술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뜸사랑 김남수 회장·김학진 부회장·이락호 홍다영 백운칠 봉사단원과 전영옥 교수 및 그 부친, 정통침뜸연구소 손중양 이사,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전세일 원장 내외·김수자 교수, 국제자연치유의학연맹 회원 의사 오홍근·신정빈·우봉식 내외, 수원여대 최희규 이사장, 한중이혈학회 이현중 회장·김인식 사무국장, 침술연합회 이석기 회장, 동방침구제작소 김근식 대표, 서울교대 수학교육과 배종수 교수, 우주정보소년단 이상희 총재, (사)화상가족협회 김명덕 이사장, 시민의신문 정지환 취재부장·조대기 인터넷국장, 중앙일보 정창현 기자, 4명의 SBS 취재진과 4명의 대동교역 관계자 등이다.
※ 이번 이번 침뜸학술토론회 참가자들은 남쪽의 후원자들로부터 모은 기금으로 마련한 침 10만개, 침접시 500개, 뜸쑥 1,000통, 종합뜸통 260통, 장침 2000개, 뜸쑥(봉지) 10봉지를 비롯하여 정통침뜸연구소에서 발행한 책 침사랑 뜸사랑 아 내사랑·침뜸의학개론·침뜸술·장상학·병인병기·취혈자실기·침뜸진단학·나는 침과 뜸으로 승부한다 등 각 10권,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이 모은 의약품(항생제 등) 100통, 수원여대 김수자 교수가 마련한 무좀예방 및 발냄새제거제 1상자 등을 고려의학과학원에 전달했다.
※ 평양 제1회 통일침뜸학술토론회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의 일정으로 일제 약탈문회제 및 동해표기와 관련한 역사학자들의 남북공동학술행사와 동시에 진행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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